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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곽재구의 ‘귤동리 일박’
– 본문 읽기
아흐레 강진장 지나
장검 같은 도암만 걸어갈 때
겨울 바람은 차고
옷깃을 세운 마음은 더욱 춥다
황건 두른 의적 천만이 진을 친 듯
바다갈대의 두런거림은 끝이 없고
후두둑 바다오리들이 날아가는 하늘에서
그날의 창검 부딪는 소리 들린다
적폐의 땅 풍찬노숙의 길을
그 역시 맨발로 살 찢기며 걸어왔을까
스러져 가는 국운, 해소 기침을 쿨럭이며
바라본 산천에 찍힌 소금 빛깔의
허름한 불빛 부릅뜬 눈 초근목피
어느덧 귤동 삼거리 주막에 이르면
얼굴 탄 주모는 생굴 안주에 막걸리를 내오고
그래 한잔 들게나 다산
혼자 중얼거리다 문득 바라본
벽 위에 빛 바랜 지명수배자 전단 하나
가까이 보면 낯익은 얼굴 몇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하나 더듬어 가는데
누군가 거기 맨 나중에
덧붙여 적은 뜨거운 인적사항 하나정다산(丁茶山) 1762년 경기 광주산
깡마른 얼굴 날카로운 눈빛을 지님
전직 암행어사 목민관
기민시 애절양 등의 애민을 빙자한
유언비어 날포로 민심을 흉흉케 한
자생적 공산주의자 및 천주학 수괴바람은 차고 바람 새에
곽재구의 <귤동리 일박>
톱날 같은 눈발 섞여 치는데
일박 사천 원 뜨겁게 군불이 지펴진
주막 방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사람을 사랑하고 시대를 사랑하고
스스로의 양심과 지식을 사랑하여
끝내는 쇠사슬에 묶이고 찢긴
누군가의 신음 소리가 문풍지에 부딪쳤다.
02 곽재구의 ‘귤동리 일박’
– EBS의 시선 (해설)
화자는 강진 부근을 지나면서 부정적인 지배층에 항거한 의적들의 창검 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귤동리라는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지명 수배자의 명단이 기록된 메모 내용에서 다산 정약용을 떠올린다. 화자가 위치한 강진은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한 곳이기도 한데, 메모에 적은 내용은 주막을 지나쳐 갔던 어떤 사람이 적어 놓은 것으로 다산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바탕에 깔고 있다. 백성들 편에 섰던 목민관이었지만 오히려 탄압을 받았던 그를 통해 양심적 지식인들이 고통을 받는 현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 1~8행: 강진장, 도암만을 지나면서 떠오르는 의적들의 행적
• 9~13행: 지나간 역사를 상상하며 주막을 향해 걷는 길
• 14~22행: 귤동리 주막에서 떠올리는 다산
• 23~28행: 다산에 관해 적은 어떤 사람의 메모
• 29~36행: 시대를 사랑하고 양심과 지식을 사랑하는 이가 탄압받는 현실에 대한 인식
- 주제 : 다산의 삶을 통해 바라본 부정적 현실 인식
- 다양한(촉각, 시각, 청각) 이미지를 활용하여 현실 상황에 대한 화자의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 이 작품은 현재 시점의 화자가 역사적 인물들(관군에 맞서 싸웠던 의적들과 강진으로 유배 간 정약용)을 등장시켜 현재의 상황과 과거의 인물이나 사건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 ‘황건 두른 의적 천만’은 지배층에 봉기를 일으켰던 과거의 의적들이고 ‘그날의 창검 부딪는 소리’는 의적들이 관군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의미한다. 화자는 현재 바다갈대의 소리를 듣고 바다오리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과거의 의적들이 일으킨 봉기를 떠올리는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고 있다.
- 화자는 강진장을 지나 도암만을 걸으며 과거에 유배를 가면서 그 길을 걸었던 역사적 인물인 다산 정약용을 떠올리고 ‘맨발로 살 찢기며 걸어왔을까’라고 말하며 정약용이 겪었을 고초를 짐작하고 있다.
- ‘그래 한잔 들게나 다산’은 화자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이지만, 이는 다산이 겪었을 고통을 떠올린 뒤 한 말이므로, 힘겨운 삶을 살아온 다산을 위로하는 말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를 살고 있는 화자가 과거의 역사적 인물인 다산에게 말을 건네는 것처럼 표현한 것은 현재의 상황과 과거의 인물을 연결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 ‘유언비어 날포로 민심을 흉흉케 한 / 자생적 공산주의자 및 천주학 수괴’는 지배 세력의 입장에서 다산의 행적을 부정적으로 보았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 ‘누군가의 신음 소리’는 ‘사람을 사랑하고 시대를 사랑하고 / 스스로의 양심과 지식을 사랑’한 사람의 신음 소리로 볼 수 있다. 이는 다산이 고문받을 당시 다산이 낸 신음 소리이자 양심을 지키며 살다가 지명 수배자가 된 사람들의 신음 소리로 볼 수 있다. 화자는 다산이 낸 신음 소리가 여전히 들리고 있다고 표현하여 화자가 살고 있는 현실이 다산이 살았던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이 작품은 모두 시대 상황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드러낸 작품이다. 탐관오리의 학정에 고통받는 백성들의 삶을 누구보다 아파했던 실학자 정약용을 떠올리며 양심적인 지식인이 갖추어야 할 모습과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탄압받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표출하고 있다.
- ‘초근목피’는 고통받는 백성들의 삶을, ‘부릅뜬 눈’은 백성들이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분노의 눈빛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 ‘바람은 차고 바람 새에 / 톱날 같은 눈발 섞여 치는’은 양심적인 지식인이 탄압을 받는 부정적 현실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 ‘사람을 사랑하고 시대를 사랑하고 / 스스로의 양심과 지식을 사랑하’는 것은 다산의 모습으로, 양심적인 지식인이 갖춰야 할 바람직한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03 곽재구의 ‘귤동리 일박’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아흐레 강진장 지나
→ ‘아흐레’는 아홉 날, 즉 9일이라는 뜻이다. ‘아흐레 강진장’은 9일에 열리는 강진 장터를 말하는 것이다.
장검 같은 도암만 걸어갈 때
→ 화자는 강진 장터를 지나서, 도암만을 걸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명을 통해 화자의 여정(공간의 이동)이 드러나고 있다. ‘장검’은 예전에 허리에 차던 긴 칼을 뜻하는 말로, 도암만을 비유한 말이다. ‘도암만’은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에 있는 지명으로, 도암면, 칠량면, 대구면 등으로 둘러싸인 좁고 긴 바다를 뜻한다.
겨울 바람은 차고
→ 계절적 배경(‘겨울’)이 제시되어 있다.
옷깃을 세운 마음은 더욱 춥다
→ 화자는 겨울 바람 때문에 추위를 느끼고 있지만, 마음은 더욱 추운 상황이다. ‘마음이 더욱 춥다’는 표현은 아마 현실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움이 담긴 표현일 것이다. 이때, 내면 정서를 감각화한 표현이 사용되어 있다. ‘마음’을 ‘춥다’는 감각(촉각)으로 나타낸 것이다.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에도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마음’을 ‘옷깃을 세운’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추상적 대상을 구체화하여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즉, 앞과 뒤 둘 다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에 해당한다.
<황건 두른 의적 천만이 진을 친 듯
→ ‘황건 두른 의적 천만’은 동학 혁명 당시 참여했던 수많은 의병들을 의미한다. (수특 설명서의 해설을 참고하였으나, 해당 구절이 동학과 연관되어 있다는 걸 해당 작품 독해만으로 알 수는 없다.)
바다갈대의 두런거림은 끝이 없고
→ 누런 두건을 쓴 수많은 의적이 진을 친 것처럼(비유적 표현) 바다갈대의 소리가 끝없이 들려오는 상황이다. 쫙 깔린 ‘바다갈대’를 천만 명의 의적에 비유한 것이다. (혹은 바다갈대의 모습에서 동학 혁명 당시 민중들의 항쟁을 떠올린 것이다.) ‘두런거리다’는 여럿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용히 서로 이야기한다는 뜻으로, ‘바다갈대의 두런거림’이라는 표현은 의인법이 사용된 표현이다.
후두둑 바다오리들이 날아가는 하늘에서 그날의 창검 부딪는 소리 들린다>
→ ‘바다 오리들’이 하늘을 날아갈 때 내는 소리를 들으며 그날의 창검이 부딪치는 소리를 연상하는 상황이다. ‘창검이 부딪는 소리’는 과거(‘그날’)의 항쟁, 즉 동학 혁명의 전투 장면일 것이다. ‘이때 ‘바다갈대’와 ‘바다오리’는 연상의 매개체이다. ‘후두둑’이라는 음성 상징어도 사용되어 있다.
→ ‘황건 두룬 의적 천만이 진을 친 듯 ~ 그날의 창검 부딪는 소리 들린다’에 해당하는 부분은 과거의 역사에 대해 연상한 부분에 해당한다. 동학혁명 때 의병들의 민중 항쟁을 가리킨다.
▶1-8행 : 강진장, 도암만을 걸으면서 떠올린 의적들의 행적
적폐의 땅 풍찬노숙의 길을
→ ‘적폐의 땅’은 부정한 현실을, ‘풍찬노숙의 길’은 고난의 길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둘 다 민중들이 고통받는 조선의 현실을 말한다. ‘풍찬노숙’은 바람을 먹고 이슬에 잠잔다는 뜻으로, 객지에서 많은 고생을 겪음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는 뒤에 나오는 ‘그’의 힘겨웠던 삶을 의미한다.
그 역시 맨발로 살 찢기며 걸어왔을까
→ 시적 대상 ‘그’가 제시되었다. 지금까지만 읽었을 때는 누구인지 유추할 수 없지만, 앞 페이지 EBS의 시선에서 제시되었듯이 여기서 ‘그’는 정약용일 것이다. ‘맨발로 살 찢기며’라는 표현을 통해 고통받는 모습을 형상화하였으며, ‘그’(역사적 인물)가 겪었을 고난에 대해 상상하고 있다.
스러져 가는 국운, 해소 기침을 쿨럭이며
→ 나라가 쇠약해져 가는 상황에서, 그가 기침을 쿨럭이는 상황이다. 쇠약해져 가는 나라의 운명을 ‘그’의 병약한 이미지를 통해 제시하였다.
바라본 산천에 찍힌 소금 빛깔의 허름한 불빛 부릅뜬 눈 초근목피
→ (‘그’가 기침을 쿨럭이며) 바라본 산천이 불빛마저 희끄무레(‘소금 빛깔’)하고, 눈을 부릅뜨고 분노하는 듯한 모습이며, 풀뿌리와 나무껍질뿐인 상황이다. ‘소금 빛깔의 허름한 불빛’은 나라의 쇠약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표현이며, ‘부릅뜬 눈’은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한 농민들 혹은 ‘그’의 분노를 드러낸다. ‘초근목피’는 풀뿌리와 나무껍질이라는 뜻으로, 맛이나 영양 가치가 없는 거친 음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는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연명하는 백성들의 굶주림을 연상하게 하며, 몹시 곤궁한 상태를 드러낸다.
▶9-13행 : 고통의 길을 걸었을 ‘그’에 대한 연상
어느덧 귤동 삼거리 주막에 이르면
→ 화자가 귤동 삼거리 주막에 도착한 화자의 여정이 제시되어 있다. 귤동은 이 글의 제목으로 사용된 공간이다.
얼굴 탄 주모는 생굴 안주에 막걸리를 내오고
→ ‘얼굴 탄 주모’는 고생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민중을 대변한다.
그래 한잔 들게나 다산
→ 여기서 ‘그’의 정체가 드러낸다. ‘그’는 다산 정약용이다. 대화의 형식을 통해 ‘다산’을 자연스럽게 등장시키고 있다. 화자가 다산에게 술을 권하는 상상 속의 대화 형식으로, 다산에 대한 위로의 의미를 나타낸다. 따옴표는 없지만, 대화를 인용하여 다산에 대한 친근감과 생동감을 유발하고 있다.
혼자 중얼거리다 문득 바라본 벽 위에 빛 바랜 지명수배자 전단 하나
→ 지명수배자 전단지가 주막 벽에 붙어 있는 상황이다.(현재) 여기서 지명수배자는 부당한 정권에 맞서다가 범죄자로 낙인 찍힌 인물로, 양심적 지식인을 가리킨다. 이러한 표현(‘지명수배자’)은 시의 전체적인 주제를 생각했을 때 반어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가까이 보면 낯익은 얼굴 몇 있을까
→ 지명수배자의 명단을 보면서 아는 사람이 있는가 살피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하나 더듬어 가는데
→ 화자 ‘나’가 처음 제시된 구간이다.
누군가 거기 맨 나중에 덧붙여 적은 뜨거운 인적사항 하나
→ 지명수배자 전단지의 맨 끝에 누군가가 덧붙여 기록해 놓은 인적사항 하나를 발견한 상황이다. 아마 그 인적사항은 다산(‘그’)의 인적사항일 것이다. 고통받는 백성들과 쇠잔해 가는 조선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정약용의 삶이기에 ‘뜨거운’ 인적사항‘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 다음에는 인적사항의 내용이 제시된다.
▶14-22행 : 귤동리 주막에서 발견한 다산의 뜨거운 인적사항
* 하단의 내용은 다산 정약용의 인적사항에 해당한다.
정다산(丁茶山) 1762년 경기 광주산
→ 다산 정약용의 출생연도와 출생지이다. 경기도 남양주가 고향이다.
깡마른 얼굴 날카로운 눈빛을 지님
→ 외양 묘사를 통해 다산의 강직한 성품을 암시한다.
전직 암행어사 목민관
→ 다산이 지낸 벼슬이다. ‘목민관’은 백성을 다스려 기르는 벼슬아치라는 뜻으로, 고을의 원이나 수령 등의 외직 문관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기민시 애절양 등의 애민을 빙자한
→ ‘기민시’는 정약용이 경기 암행어사로 나가 농촌의 피폐상을 목도한 후 지은 시이고, ‘애절양’은 조선 후기 백성이 과도한 군정으로 인한 고통을 못 견뎌 음경(성기)을 자른 것을 보고 슬퍼하며 지은 시이다.
유언비어 날포로 민심을 흉흉케 한
→ 다산은 ‘기민시’, ‘애절양’ 등의 작품에서 백성의 고통을 안타까워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냈는데, 이것을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민심을 어지럽게 했다는 죄목으로 몰아붙였던 것이다.
자생적 공산주의자 및 천주학 수괴
→ 다산이 경제적 평등을 주장하고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붙인 죄목이다. 이러한 다산의 죄목은 부당한 권력자의 입장에서 본 죄목이다. 화자의 의도를 고려할 때 반어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23-28행 : 다산의 인적사항의 내용
바람은 차고 바람 새에(사이에) 톱날 같은 눈발 섞여 치는데
→ 계절적 배경(겨울)을 통해 혹독한 시대 상황, 암울한 현실 상황을 제시한다.
일박 사천 원 뜨겁게 군불이 지펴진 주막 방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 시대 현실에 대한 고뇌로 잠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화자의 내적 고뇌가 드러난다. (내신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말하자면, 이러한 상황을 사자성어로 ‘전전반측’이라 한다.)
사람을 사랑하고 시대를 사랑하고 스스로의 양심과 지식을 사랑하여
→ 다산의 사람됨이 드러난다. 이는 오늘날의 양심적 지식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끝내는 쇠사슬에 묶이고 찢긴 누군가의 신음 소리가 문풍지에 부딪쳤다.
→ ‘누군가’는 다산과 같은 삶을 산 이 시대의 양심적 지식인일 가리킬 것이다. 문풍지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를 양식적 지식인의 신음 소리로 여기고 있다. 이때 ‘쇠사슬’, ‘신음 소리’는 양심적 지식인이 고통받고 탄압받는 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29-36행 : 양심적 지식인이 탄압받는 현실 상황
04 곽재구의 ‘귤동리 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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