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김선우의 ‘낙화, 첫사랑’
– 본문읽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2
김선우의 <낙화, 첫사랑>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02 김선우의 ‘낙화, 첫사랑’
– EBS의 시선 (해설)
이 작품은 떨어지는 꽃에 빗대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통해 얻게 된 정신적 성숙을 형상화하고 있다. 첫사랑에 실패한 화자는 그러한 상황을 담담히 수용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별의 고통마저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떨어지는 ‘나’를 온몸으로 받겠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는 자신부터 먼저 구원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 1연: 이별의 수용과 사랑의 완성에 대한 의지
• 2연: 이별을 통해 얻게 된 깨달음과 정신적 성숙
- 주제 : 첫사랑의 실패를 통한 깨달은 사랑의 본질
- 담담한 어조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 서술어 ‘않겠습니다’를 반복하여 이별을 담담히 수용하겠다는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 ‘내 사랑의 몫’이므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은 이별을 담담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다는 것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 희생보다 자신에 대한 사랑이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는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깨달은 후에 보인 반응으로, ‘아기를 받듯’의 직유법을 사용하여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자신부터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03 김선우의 ‘낙화, 첫사랑’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 화자가 ‘그대’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상황이다. 제목을 고려할 때, 여기서 청자 ‘그대’는 떨어지는 꽃을 가리킬 수도 있고, 첫사랑의 대상을 가리킬 수도 있다. ‘그대’가 낙화를 가리킨다면, 해당 구절은 꽃이 지는 상황을 나타낸 것으로, ‘그대’가 첫사랑을 가리킨다면, 첫사랑이 떠나가는 상황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이 부분은 이별의 상황을 낙화 장면에 비유하여 나타낸 것이다. 이때 ‘아찔한 절벽 끝’은 이별의 상황을 나타내는, 위태로운 시련의 공간이다.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는 것은 낙화가 바람에 날리는 상황 혹은 첫사랑의 대상이 떠나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가정한 상황에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그대를 부르지 않겠’다는 것은 이별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 옷깃을 붙잡으며 (떠나지 말라고) 수선을 피우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별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이때 ‘옷깃 부둥키’는 행위는 그대에 대해 미련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 화자 ‘나’가 제시되어 있다. 내가 그대를 사랑한 것으로 인해 마땅히 해야 할 일로 그대가 떠나는 순간까지 (붙잡지 않고) 지켜본다는 것은 다음 내용에서 알 수 있듯 그대를 온전히 사랑하겠다는 태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대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 그대를 붙잡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다는 뜻이다. 역설적 표현이 사용된 것이다. 이 이면에는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존중을 통해 온전한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대를 담담하게 떠나보냄으로써 사랑을 완성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떠나는 대상을 포용하는 것이 사랑의 완성이라는 생각이 드러난다.
▶1연 : 이별의 수용과 사랑의 완성에 대한 의지
2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 낙화가 바람에 날려서 땅에 떨어지게 될 때, 화자가 먼저 바닥에 닿겠다는 것이다. 화자가 먼저 바닥에 닿아서 낙화, 즉 떠나가는 임을 떠받치려고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때 ‘바닥’은 그대가 추락하는 공간이며, 추락하는 ‘그대’를 화자가 떠받는 헌신과 희생의 공간이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 여기서 ‘처마’는 치마의 방언으로, 화자가 여성임을 짐작할 수 있다.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 화자가 낙화보다 먼저 떨어져서 바닥에 닿겠다는 것이다. 화자의 헌신과 희생 의지가 드러난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 다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화자는 자신이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즉, 그대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 원인을 ‘나’의 내부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화자의 정신적 성숙과 깨달음이 나타난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으려고 하는 것은 정성스럽게 그대를 받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화자는 ‘나를 받겠’다고 하고 있다. 이는 ‘나’의 생을 사랑함으로써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그대를 온전히 사랑하는 것은 그대와 나를 모두 사랑하는 것이 된다. 결국 ‘그대’와 ‘나’의 구분이 없어지는 것으로, <그대를 받는 것 = 나를 받는 것>이 되는 것이다. 즉, ‘나를 받겠습니다’라는 표현은 ‘그대’와 ‘나’의 경계가 사라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때 ‘강보에 아기를 받듯’이라는 표현은 정성스러운 태도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2연 : 이별의 상황을 통해서 얻은 정신적 성숙과 깨달음
→ 산문투의 문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경어체를 사용하여 화자의 태도를 절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종결어미를 반복하여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04 김선우의 ‘낙화,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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