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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김영랑의 ‘거문고’
– 본문 읽기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饗宴)에 높이 앉았으려니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바깥은 거친 들 이리떼만 몰려다니고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들 쏘다다니어
내 기린은 맘둘 곳 몸둘 곳 없어지다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
김영랑의 <거문고>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
02 김영랑의 ‘거문고’
– EBS의 시선 (해설)
이 작품은 소리를 제대로 내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한 채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거문고(기린)’를 통해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 자유를 빼앗긴 상태로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슬픔을 형상화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자유가 억압당한 상황에서 화자는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제 곡조를 잃어버린 기린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이리떼’, ‘잔나비떼’로 상징되는 일제와 그들을 추종하던 세력들이 득실거리는 현실에서 숨죽여 은거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 상황을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 1연: 해가 스무 번 바뀌었음에도 울지 못하는 거문고
• 2연: 다시 울 날을 소망하는 거문고
• 3연: 일제 강점하의 부정적 현실
• 4연: 해가 또 바뀌어도 마음 놓고 울지 못하는 거문고
- 주제 : 암담한 시대 상황에 대한 비극적 인식
- 수미상관의 방식을 활용하여 구조적 안정감을 얻고 있다.
- 사물(‘기린’)에 화자의 감정을 이입하여 애상적 분위기를 부각하고 있다.
- ‘기린(나/거문고)’과 이를 위협하는 존재인 ‘이리떼’,‘잔나비떼’의 대조가 드러나고 있다.
-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와 같이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현실 상황에 대한 화자의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 1연의 ‘벽에 기대선 채’는 4연에서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로 구체화되어 외부 세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 1연의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는 4연에서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로 연결되어 화자를 둘러싼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 1연에서 ‘기린’이 ‘울지를 못’하는 것과 4연에서 ‘기린’이 ‘울들 못’하는 것은 화자가 처한 억압적 상황을 나타내는 말로, 화자로 하여금 슬픔과 비애의 감정을 야기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 1연의 ‘영영’은 부정적 상황이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암담함을, 4연의 ‘맘 놓고’는 억압의 강도가 심한 상황임을 드러내고 있다.
- 이 작품은 시대 상황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드러낸 작품이다. 1939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일제 강점 아래에서 민족 해방의 희망을 불러일으킨 삼일 운동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표출함과 동시에 폭압을 휘두르는 일제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이들에 대한 분노를 담고 있다.
- 거문고의 울림은 우리 민족의 정기를 발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때, 기린(거문고)의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은 우리 민족이 해방되리라는 희망으로 일제에 저항했던 3·1 운동을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 ‘거친 들 이리떼’와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는 모두 기린을 위협하는 존재이므로 우리 민족을 억압했던 일제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무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
03 김영랑의 ‘거문고’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 다음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검은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대상은 기린이다. ‘검은 벽’의 색채 이미지를 통해서 기린이 처한 상황이 부정적임을 나타내고 있다. (조금 더 수능적으로 독해해보자면, 뒤에 ‘울지를 못한다’라는 시구를 통해 현재 상황이 부정적임을 짐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역으로 현재 상황에 해당하는 ‘검은 벽’이 부정적 현실 상황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
→ 시간의 경과가 나타난다. 20년 동안 벽에 기대선 채로 시간만 보내는 암울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암울한 현실이 20년 동안이나 지속된 것이다.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 화자가 제시되어 있다. ‘내 기린’은 아마 제목인 거문고를 가리킬 것이다. 화자의 거문고가 20년 동안 연주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때 ‘기린’은 우리가 흔히 아는 기린이 아니라, 성인이 이 세상에 나올 징조로 나타난다고 하는 상상 속의 동물이다. ‘기린’은 거문고를 뜻함과 동시에, 화자와 동일시된다. 즉, <20년 동안 연주되지 못한 겨문고 = 성인이 나타나지 않아서 울지 못하는 기린 = 오랫동안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한 화자>인 것이다. 따라서 ‘거문고’는 화자의 처지를 대변하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영영 울지 못한다’는 표현 또한 자신의 뜻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화자의 답답함과 비애감을 표현한 것이다. (‘기린’은 우리 민족을 의미한다고 보기도 한다.)
▶1연 : 20년 동안 울지 못한 거문고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 여기서 ‘그’는 거문고를 가리킬 것이고,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갔다고 했으므로, 아마 ‘그 가슴’은 거문고 현(줄)을 비유한 말일 것이다. 의인법이 사용된 표현이다. 이때 ‘노인’은 과거에 거문고를 연주한 존재, 즉 과거에 기린이 올 수 있게 한 존재로, 성인을 가리키며, 화자의 소망의 대상이다. ‘퉁’이라는 음성 상징어 또한 사용되어 있다.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饗宴)에 높이 앉았으려니
→ (과거에 거문고를 연주한 노인은) 지금 어떤 특별한 잔치에서 높은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부재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 땅 위의 외로운 기린쯤이야 (노인의 마음속에서) 벌써 잊혀졌을까, 라는 뜻으로, 노인이 벌써 기린을 잊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이때 ‘외론 기린’은 화자의 감정이 이입된 대상이다.
▶2연 : 다시 울 날을 소망하는 외로운 거문고
바깥은 거친 들 이리떼만 몰려다니고
→ 집 밖의 거친 들에는 이리떼가 몰려다니는 상황이다. 이때 ‘이리떼’, 거친 들‘ 등은 부정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였을 때, 일제 강점의 억압적 상황을 뜻한다고도 볼 수 있다.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들 쏘다다니어
→ 원숭이떼가 사람인 것처럼 꾸미고 마구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잔나비떼들’ 또한 부정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내 기린은 맘둘 곳 몸둘 곳 없어지다
→ 기린은 성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외부 현실을 보면 도저히 성인이 올 수 없는 상황이라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맘둘 곳’이 없어진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음을, ‘몸둘 곳’이 없어진다는 것은 억압으로 인해 고통받는 상황을 나타낸다.
▶3연 : 마음 둘 곳이 없는 현실 상황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
→ (문 밖의 상황이 기대할 것이 없으므로) 기린은 문을 굳게 닫고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상황이다. ‘문 아주 굳이 닫고’라는 표현에서 억압적 현실에 대한 화자의 단절 의지와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
→ 스물 한 번째 해가 되어 가고 있다. 시간의 경과가 나타난다.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
→ 20년 동안 이어져 온 기린(화자)의 답답함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이 밤’은 암울한 현실을 뜻한다.
▶4연 : 해가 또 바뀌어도 울지 못하는 거문고
04 김영랑의 ‘거문고’
– 복습 및 관련 기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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