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
– 본문읽기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
02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
– EBS의 시선 (해설)
이 작품은 꽃을 통하여 존재의 본질을 탐색한 시이다. 여기에서 ‘꽃’이란 화자가 그 본질을 탐색하고자 하지만 쉽게 그 본질에 가닿을 수 없는 존재를 의미한다. 이것은 마지막 행의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라는 이미지로 집약된다. 화자는 ‘꽃’의 내면적 의미의 실상을 파악해 보려고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한밤내’ 치열한 노력을 계속한다. 하지만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에서처럼 이러한 노력은 끝내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어떤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란 이처럼 매우 어려운 일인 것이다. 하지만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은 존재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역설적인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고도 볼 수 있다.
• 1연: 존재의 본질 탐색에서 마주하는 한계
• 2연: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기 위한 노력과 고통
• 3연: 존재의 본질 탐색을 위한 간절한 염원과 기대
• 4연: 미지의 존재에 대한 설렘
- 주제 : 존재의 본질 탐색에 대한 염원
- 화자가 본질을 규명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의인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된다’, ‘피었다 진다’, ‘운다’와 같은 현재형 표현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화자의 긴장감이 드러나고 있다.
- ‘무명의 어둠’은 화자가 존재의 본질을 밝히지 못한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화자가 처해 있는 부정적 상황을 나타낸다.
- 이 작품은 지향하는 대상에 도달하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과 이를 위한 화자의 노력이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특히 화자는 실현될 것을 장담할 수 없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의지를 보이고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 과정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럽다. 한편 이 작품에서는 이러한 화자의 지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드러나 있다.
- ‘나의 울음’이 ‘돌개바람이 되어’ ‘금이 될 것이’라는 표현에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화자의 기대가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다.
- ‘눈시울에 젖어드는’은 대상에 도달하는 과정의 고통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 화자가 ‘한밤내’ 우는 행위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기울인 화자의 노력이자 고통이라고 볼 수 있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는 화자가 그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상이자, 아직까지 그 본질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대상을 의인화하여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03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 제목의 ‘꽃’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대상이 아니라,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대상이다. 즉, 이 작품에서 ‘꽃’은 의미 있는 존재, 본질적 존재를 가리키며, 사물에 내재한 본질적인 의미 자체를 뜻한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 화자 ‘나’가 제시되었다. 화자는 자신을 ‘위험한 짐승’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후의 내용을 고려해보았을 때, 이는 아마 존재의 본질을 규명하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즉 이때 ‘나’는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존재, 무지한 존재로서 ‘위험한 짐승’이라고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 ‘너’를 청자로 설정하여 말을 건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나’는 인식의 주체이며, ‘너’는 인식의 대상이다. 이때 ‘너’는 아마 제목에 제시된 ‘꽃’을 가리킬 것이며, 화자의 탐구(인식) 대상이자 존재의 본질을 의미한다. ‘손이 닿’는 행위는 작품 전체 맥락상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행위이다.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 ‘나’가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 존재이므로, ‘나’의 손이 ‘너(꽃)’에 닿으면, ‘너’도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이때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은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 상태를 뜻한다.
▶1연 :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를, 흔들리는 가지 위에 앉은 것과 같이 불안한 상태로 표현하였다. 즉,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은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불안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흔들리는 가지 위에 앉은 것처럼 불안정함을 나타내고 있다.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면, 의미 없는 존재로 마감할 뿐이라는 인식이 드러난다. 이때 ‘이름’은 존재의 본질, 본질적 의미와 가치를 의미한다. 즉, ‘이름도 없’다는 것은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1연 :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 삶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 이때 ‘이 무명의 어둠’은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존재 의미를 찾지 못하는 캄캄한 상황을 의미한다. 이를 ‘눈시울에 젖어드는’이라 표현한 것을 보아, 본질을 규명하지 못한 상태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 이때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는 것은 본질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의미한다. 즉, 해당 구절은 모든 체험을 동원하여 본질을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을 나타낸다.
나는 한밤내 운다.
→ 이때 ‘운다’는 것은 본질을 발견하기 위한 몸부림, 또는 본질을 발견하지 못한 안타까움의 표현일 것이다. 즉 해당 구절은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화자의 몸부림과 좌절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2-2연 : 본질 규명을 위한 노력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 존재의 본질을 깨닫기 위한 노력이 더욱 강렬해져서 ‘돌개 바람’으로 형상화되었다. 이때 ‘돌개바람’은 본질을 규명하기 위한 강렬한 몸부림을 의미한다.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 여기서 ‘탑’은 본질 파악의 방해 요소인 겉모습으로서의 탑을 의미한다. 겉으로 봤을 때 너무나도 견고하여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대상으로,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돌’은 탑의 본질을 이루는 사물을 의미한다. 즉, 해당 구절은 돌개바람이 대상의 겉모습만 맴돌다가, 탑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내면 상태에까지 이르면 ‘금’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때 ‘금’은 존재의 본질을 규명한 상태로서 본질적 의미와 가치를 의미하므로 ‘금’이 된다는 것은 본질 파악에 도달한다는 뜻일 것이다. ‘금이 될 것이다’는 표현을 통해 존재의 본질 파악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난다.
▶3연 : 본질 규명을 위한 노력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여.
→ 본질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 어떻게 결론 지어졌는지를 밝히고 있다. 생략 부호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 (이후 내용을 보면 안타까움을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잠시 시간이 흐르는 긴장이 지난 후, 결과를 봤더니,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의 모습이다. 이때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는 본질을 규명하지 못한 존재를 의미한다. 얼굴을 활짝 펴야 본질을 파악한 상태가 되는데, 안타깝게도 본질 파악에 실패하고 만 것이다. ‘신부여’에서 호격 조사를 사용하여 본질 규명에 실패한 안타까움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결국 이 작품은 사물의 본질을 밝히는 일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지문, 다른 독해]
→ 4연의 흐름을 고려하였을 때, 화자는 언젠가는 탐구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나의 신부’는 이러한 믿음에 대해 희망과 개대를 갖게 하는 대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4연 : 본질 규명에 실패한 안타까움
04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
– 복습 및 관련 기출문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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