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작자 미상의 ‘동동’
– 스스로 해보는 작품 독해
덕(德)으란 곰예 받고 복(福)으란 림예 받고
덕(德)이여 복(福)이라 호 나라 오소다
아으 동동(動動)다리정월(正月)ㅅ 나릿 므른 아으 어져 녹져 논
누릿 가온 나곤 몸하 올로 녈셔
아으 동동(動動)다리이월(二月)ㅅ 보로매 아으 노피 현 등(燈)ㅅ블 다호라
만인(萬人) 비취실 즈샷다
아으 동동(動動)다리삼월(三月) 나며 개(開)한 아으 만춘(滿春) 욋고지여
브롤 즈 디녀 나샷다
아으 동동(動動)다리사월(四月) 아니 니저 아으 오실셔 곳고리 새여
므슴다 녹사(錄事)니 녯 나 닛고신뎌
아으 동동(動動)다리오월(五月) 오일(五日)애 아으 수릿날 아 약(藥)은
즈믄 장존(長存)샬 약(藥)이라 받노다
아으 동동(動動)다리유월(六月)ㅅ 보로매 아으 별해 룐 빗 다호라
도라보실 니믈 젹곰 좃니노다
아으 동동(動動)다리칠월(七月)ㅅ 보로매 아으 백종(百種) 배(排)야 두고
니믈 한 녀가져 원(願)을 비노다
아으 동동(動動)다리팔월(八月)ㅅ 보로 아으 가배(嘉俳)나리마
니믈 뫼셔 녀곤 오낤 가배(嘉俳)샷다
아으 동동(動動)다리구월(九月) 구일(九日)에 아으 약(藥)이라 먹논
황화(黃花)고지 안해 드니 새셔 가만얘라
아으 동동(動動)다리시월(十月)애 아으 져미연 다호라
것거 리신 후(後)에 디니실 한 부니 업스샷다
아으 동동(動動)다리십일월(十一月)ㅅ 봉 자리예 아으 한삼(汗衫) 두퍼 누워
슬 라온뎌 고우닐 스싀옴 녈셔
아으 동동(動動)다리십이월(十二月)ㅅ 분디남로 갓곤 아으 나 반(盤) 져 다호라
니믜 알 드러 얼이노니 소니 가재다 므노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02 작자 미상의 ‘동동’
– 작품 자세히 보기
이 작품은 현존하는 국문학 작품 중 가장 오래된 월령체 노래로, 송도(頌禱)의 성격을 지닌 서사 부분과 임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12개의 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노래는 분연체 형식과 후렴구 사용 등 형태적인 면에서 고려 가요의 일반적인 특성을 보여 주고 있고, 각 달의 특성과 세시 풍속을 중심으로 송축과 찬양, 떠나 버린 임에 대한 원망과 한스러움, 그리움 등 화자의 애절한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화자와 시적 대상을 다양한 사물에 비유한 표현도 이 노래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이 노래는 시상이 일관된 흐름을 보여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 연의 주제도 통일되어 있지 않아 한 작가의 일관된 정서의 표출이라고 보기 힘들다. 서사와 2, 3, 5월령은 임을 향한 순수한 송도(頌禱)의 내용이다. 따라서 이때의‘임’은 임금 혹은 임금처럼 높이 추앙된 공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월, 4월령은 개인적 정서, 즉 ‘임’에 대한 화자의 원망적 호소를 담고 있다. 또한 6, 7, 8월령은 공적 정서와 개인적 정서가 융합된 중간적 정감의 노래이다. 그리고 11, 12월령은 임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의 신세에 대한 한탄이다. 이것은 이 노래가 원래 연가(戀歌)적 성격의 민요였으나, 궁중으로 흘러 들어가 궁중 연악(宴樂; 궁중 의식이나 잔치 때 연주하던 음악)으로 쓰이면서 변형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03 작자 미상의 ‘동동’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서사] 1연
덕(德)으란 곰예 받고 복(福)으란 림예 받고
덕일랑 뒷잔에 바치옵고 복일랑 앞잔에 바칩니다.
OR 덕일랑 신령님께 바치옵고 복일랑 임금님께 바칩니다.
→ 임에 대한 송축을 대구 표현으로 나타내었다. 해당 부분은 궁중 음악으로 연주된 근거에 해당한다.
덕(德)이여 복(福)이라 호 나라 오소다
덕이며 복이며 하는 것을 드리러 오십시오.
아으 동동(動動)다리
아으 동동다리
→ 해당 구절은 이 작품의 후렴구로, 매 연마다 반복되어 나타난다. 이때 ‘동동’은 북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이다. ‘다리’는 북 이외의 다른 악기 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로 보기도 한다. 이러한 후렴구는 연을 구분하고, 구조적 통일감을 준다. 뿐만 아니라, 리듬감을 혀성하고 음악적 흥취를 고조시킨다.
▶서사: 임금의 덕과 복에 대한 기원
[본사] 2연-13연
정월(正月)ㅅ 나릿 므른 아으 어져 녹져 논
정월의 냇물은 아으 얼고자 녹고자 하는데,
→ ‘정월’은 음력으로 한 해의 첫째 달에 해당한다. ‘정월의 냇물’은 화자의 처지와 상반되는 자연물로, 화자의 외로움을 심화하는 객관적 상관물에 해당한다. 즉, 임이 오지 않아 가슴이 꽁꽁 얼어붙는 화자와 대조적으로, 정월이 되자 냇물은 얼었다 녹았다 한다는 것이다.
누릿 가온 나곤 몸하 올로 녈셔
세상 가운데 나서는 몸이여 홀로 지내가는구나.
→ 자연과 인간의 대비가 나타난다. 냇물은 봄이 와서 녹으려 하는데, 임은 돌아오지 않아서 화자의 마음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것이다. ‘홀로 지내가는구나’에서는 임과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로움과 고독의 감정이 느껴진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정월령: 홀로 지내는 고독
이월(二月)ㅅ 보로매 아으 노피 현 등(燈)ㅅ블 다호라
이월 보름에 아으 높이 켠 등불 같구나.
→ ‘이월 보름’에 연등회가 열린 상황이다. ‘~구나’라는 감탄형 종결어미를 사용하여 예찬적, 영탄적 어조를 드러내고 있다. ‘높이 켠 등불’은 높이 달린 등불이라는 뜻이자 임의 모습을 비유한 말로, 임의 고매한 인품을 상징한다. 이는 임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 계기에 해당한다.
만인(萬人) 비취실 즈샷다
만인(많은 사람)을 비추실 모습이로다.
→ 임에 대한 모습을 예찬하고 있다. 임이 훌륭한 인격의 소유장미을 알 수 있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2월령: 임의 고매한 모습 예찬
삼월(三月) 나며 개(開)한 아으 만춘(滿春) 욋고지여
삼월 지나며 핀 아아 봄 산 가득한 진달래꽃이여.
→ 예찬적, 영탄적 어조가 나타난다. 여기서 ‘진달래꽃’은 임의 아름다운 모습을 비유한 말이다. 임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 계기에 해당한다.
브롤 즈 디녀 나샷다
남들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니고 나셨네
→ 임에 대한 예찬적 태도가 드러난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3월령: 임의 아름다운 모습 예찬
사월(四月) 아니 니저 아으 오실셔 곳고리 새여
사월 아니 잊어 아으 오시는구나 꾀꼬리 새여.
→ 여기서 어김없이 찾아오는 ‘꾀꼬리’는 찾아오지 않는 임과 대비되어 화자의 외로움을 심화하는 객관적 생관물이다.
므슴다 녹사(錄事)니 녯 나 닛고신뎌
무엇 때문에 녹사님은 옛 나를 잊고 계신가.
→ ‘꾀꼬리’는 다시 왔지만, ‘녹사님’은 화자를 찾아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연과 인간의 대비가 드러난다. 이때 ‘녹사’는 고려 때의 벼슬 이름으로, ‘녹사님’이라는 시어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고려시대였음을, 그리고 임의 신분(벼슬)과 화자의 성별(여성)을 알 수 있다. ‘옛 나를 잊고 계신가’라는 의문형 표현에는 자신을 잊고 있는 임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 나타난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4월령: 오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
오월(五月) 오일(五日)애 아으 수릿날 아 약(藥)은
오월 오 일에 아아 단옷날 아침 약은
→ ‘오월 오일’은 단옷날로, 단오떡을 해서 먹고, 여자는 청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며, 남자는 씨름을 하는 날이다. ‘단옷날 아침 약’은 임의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소재로서, 임에 대한 정성이 담겨 있는 소재이다. 이때 ‘수릿날’은 음력 5월 5일, 단오 명절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즈믄 장존(長存)샬 약(藥)이라 받노다
천년을 길이 사실 약이라 바치옵니다.
→ ‘천년을 길이 사실 약’은 장수하는 약인 익모초를 가리킨다. 옆에 없는 임을 그리워하면서 약을 바치며 장수하기를 송축하는 것이다. 이때 ‘약’은 임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상징하는 소재이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5월령: 임에 대한 축수(祝壽)
유월(六月)ㅅ 보로매 아으 별해 룐 빗 다호라
유월 보름에 아아 벼랑에 버린 빗과 같구나.
→ ‘유월 보름’은 유두일을 말한다. 이는 신라 때 유래한 것으로, 나쁜 일은 떨어 버리기 위하여 동쪽으로 머리를 감는 풍속이 있었다. ‘벼랑에 버린 빗’은 버림받은 화자를 비유한 말로, 유두일에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나서 머리를 빗은 빗을 벼랑에다가 버리는데, 이때 버려진 빗에 자신의 신세를 비유한 것이다. 또한 이 시어를 통해 화자가 여성임을 알 수 있다.
도라보실 니믈 젹곰 좃니노다
돌아보실 임을 잠시 따르겠습니다.
→ 버림받은 신세를 참고 견디는 화자의 태도가 나타난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6월령: 나를 버린 임을 사모함
칠월(七月)ㅅ 보로매 아으 백종(百種) 배(排)야 두고
칠월 보름에 아아 백종 제물 차려 놓고
→ ‘칠월 보름’ 은 백중날이다.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옛날에는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하여 유래된 명칭이다. ‘백종 제물 차려 놓’는 것에는 임과 함께 하고픈 소망과 기원이 담겨 있다. ‘백종’은 백중날을 다르게 이르는 말로, 여기서는 백중날 차리는 온갖 음식을 뜻한다.
니믈 한 녀가져 원(願)을 비노다
임과 함께 지내고 싶네. 소원을 비옵니다.
→ ‘임과 함께 지내’는 것이 화자의 궁극적 소망임을 알 수 있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7월령: 임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
팔월(八月)ㅅ 보로 아으 가배(嘉俳)나리마
팔월 보름에 아으 가윗날이지만
→ ‘팔월 보름’은 가배, 즉 한가위(추석)를 의미한다. 이는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 따위의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내느 날이다.
니믈 뫼셔 녀곤 오낤 가배(嘉俳)샷다
임을 모시고 지내야 오늘날이 가윗날이로다.
→ 임과 함께 해야만 진정한 추석이며, 임이 없는 추석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8월령: 임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
구월(九月) 구일(九日)에 아으 약(藥)이라 먹논
구월 구일에 아아 약이라고 먹는
→ ‘구월 구일’은 세시 명절 중 하나인 중양절로, 음력 9월 9일에 남자들은 시를 짓고, 각 가정에서는 국화전을 만들어 산으로 나들이를 가는 풍습이 있었다.
황화(黃花)고지 안해 드니 새셔 가만얘라
누런 국화꽃이 안에 드니 갈수록 아득하구나.
→ 국화꽃이 집안에 가득 피니, 임이 안 계신 초가가 더욱 적막하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황화곶’이라는 계절감이 드러나는 소재를 활용하여 임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아득하구나’는 ‘초가집이 조용하구나’로 해석할 수도 있고, ‘향기가 퍼져 은은하여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9월령: 임이 없는 쓸쓸함
시월(十月)애 아으 져미연 다호라
시월에 아으 저며 놓은 보리수나무(고로쇠) 같구나.
→’저며 놓은 보리수나무’는 버림받은 화자를 비유한 말로, 보리수의 빨간 열매를 따먹은 후에 보리수나무 가지를 버리듯이, 버림받은 서글픔을 감탄형 표현(‘~다호라’)으로 나타낸 것이다.
것거 리신 후(後)에 디니실 한 부니 업스샷다
꺾어 버리신 후에 지니실 한 분이 없으시도다.
→ 임에게 버림받은 후에 다시는 임을 만나지 못하게 된 신세에 대한 한탄이 나타난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10월령: 임에게 버림받은 슬픔
십일월(十一月)ㅅ 봉 자리예 아으 한삼(汗衫) 두퍼 누워
십일월 봉당 자리에 아아 한삼 덮어 누워
→ 추운 겨울밤, 봉당 자리에 홑적삼을 덮고 누워 임 없이 혼자 살아가는 외로운 신세를 나타내고 있다. 임이 없는 외로움을 ‘봉당’ 자리와 ‘한삼’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슬 라온뎌 고우닐 스싀옴 녈셔
슬픔을 사르고 있네. 고운 임과 이별하고 살아가네.
→ 홀로 살아가는 처지에 대한 비판이 드러난다. ‘슬픔을 사르고 있네’라는 구절은 ‘슬픔이 되살아나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11월령: 외로이 살아가는 슬픔
십이월(十二月)ㅅ 분디남로 갓곤 아으 나 반(盤) 져 다호라
십이월 분디나무로 깎은 아아 (임께) 드릴 소반의 저(젓가락)와 같네.
→ ‘소반의 젓가락’은 임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버림받은 화자를 비유한 말로서, 화자의 분신과 같은 존재이다.
니믜 알 드러 얼이노니 소니 가재다 므노다
임의 앞에 가지런히 놓으니 손님이 가져다 무옵니다.
→ 임과 함께 정답게 지내려고 하였더니, 생각지도 않은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게 된 기구한 운명을 한탄하고 있다. 인연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12월령: 임과 인연을 맺지 못한 한
04 꼭 기억해야 할 핵심 정리
– 갈래 : 고려가요
– 성격 : 연가적, 민요적, 서정적
– 주제 : 임에 대한 송도 및 연모와 애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