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맹사성의 ‘강호사시가’
– 스스로 해보는 작품 독해
강호(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흥(興)이 절로 난다.
탁료계변(濁醪溪邊)에 금린어(錦鱗魚)ㅣ 안주로라.
이 몸이 한가(閒暇)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강호(江湖)에 녀름이 드니 초당(草堂)에 일이 업다.
유신(有信) 강파(江波) 보내니 람이다.
이 몸이 서음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강호(江湖)에 이 드니 고기마다 져 잇다.
소정(小艇)에 그물 시러 흘리 여 더뎌 두고,
이 몸이 소일(消日)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강호(江湖)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니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02 맹사성의 ‘강호사시가’
– 작품 자세히 보기
강호에서 자연을 즐기며 한가롭게 지내는 삶을 노래하며 이를 임금의 은혜와 결부시켜 표현한 조선 전기 강호가도의 대표적 작품이다. 춘사(春詞)에서는 흥겹고 한가한 풍류적 생활을, 하사(夏詞)에서는 강바람을 맞으며 초당에서 한가롭게 지내는 강호의 생활을, 추사(秋詞)에서는 작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며 소일하는 즐거움을, 동사(冬詞)에서는 설경을 완상하며 유유자적하는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작품은 자연 속에서의 즐거움을 각 계절마다 한 수씩 읊으며 안분지족하는 은사(隱士)의 모습을 보여 준다. 각 연의 끝 구절인 ‘역군은이샷다’는 작자 미상의 ‘감군은’이나 송순의 ‘면앙정가’ 등에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임금에 대한 신하의 충의(忠義) 사상과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사대부들의 소망을 반영한 것이다.
03 맹사성의 ‘강호사시가’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강호(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흥(興)이 절로 난다.
강호(자연)에 봄이 찾아오니 참을 수 없는 흥취가 저절로 일어난다.
→ ‘강호’는 이 글의 공간적 배경으로, 대유법으로 자연을 의미한다. ‘봄’은 계절적 배경에 해다한다. ‘미친 흥’은 솟구쳐 오르는 흥취와 즐거움을 뜻하는 말로, 봄의 흥겨움과 생동감을 나타낸 말이다.
탁료계변(濁醪溪邊)에 금린어(錦鱗魚)ㅣ 안주로라.
막걸리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 쏘가리가 안주로다.
→ ‘탁료’와 ‘금린어’는 화자의 소박한 삶과 풍류적 삶을 나타내는 말에 해당한다.
이 몸이 한가(閒暇)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이 몸이 이렇듯 한가하게 노니는 것도 또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 ‘이 몸’은 화자를 가리킨다. ‘역군은’은 유교적 충의 사상이다. 강호가도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로, 모든 것을 임금의 은혜로 여기는 선비 정신이 나타난다.
▶1연(춘사): 강호에서 느끼는 봄의 흥
강호(江湖)에 녀름이 드니 초당(草堂)에 일이 업다.
강호에 여름이 찾아오니 초가집에 있는 이 몸은 할 일이 없다.
→ 여름의 한가함이 나타난다.
유신(有信) 강파(江波) 보내니 람이다.
신의가 있는 강물결은 보내는 것이 시원한 바람이로다.
→ 자연과 어우러진 삶의 모습이 나타난다. 강물이 ‘신의가 있’다고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강물은 변덕이 심한 인간과 대비된다.
이 몸이 서음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이 몸이 이렇듯 시원하게 지내는 것도 또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 여름날의 시원함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2연(하사): 여름의 한가한 초당 생활
강호(江湖)에 이 드니 고기마다 져 잇다.
강호에 가을이 찾아오니 물고기마다 살이 올라 있다.
→ ‘살이 올라 있다’는 표현을 통해 가을의 풍요로움을 나타내고 있다.
소정(小艇)에 그물 시러 흘리 여 더뎌 두고,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 가 물결 따라 흐르게 던져 놓고
→ 강물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도록 배를 내버려 두는 모습에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 몸이 소일(消日)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이 몸이 이렇듯 소일하며 지내는 것도 또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 가을에 고기 잡으며 한가하게 소일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3연(추사): 고기 잡으며 즐기는 가을 생활
강호(江湖)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강호에 겨울이 찾아오니 쌓인 눈의 깊이가 한 자가 넘는다.
→ 많은 눈이 내린 상황이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삿갓을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를 둘러 덧옷을 삼으니
→ ‘삿갓’과 ‘도롱이’를 통해 소박한 삶의 태도를 알 수 있다.
이 몸이 칩지 아니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이 몸이 이렇듯 춥지 않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 눈 덮인 겨울날 춥지 않게 지내는 것도 임금의 은혜라고 말하고 있다.
▶4연(동사): 안빈낙도하는 겨울 생활
04 꼭 기억해야 할 핵심 정리
– 갈래 : 연시조(전 4수), 강호한정가
– 성격 : 풍류적, 전원적, 낭만적
– 주제 : 강호에서 자연을 즐기며 임금의 은혜에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