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윤선도의 ‘오우가’
– 스스로 해보는 작품 독해
내 버디 몃치나 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銅山)의 오르니 긔 더옥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 밧긔 또 더야 머엇리구룸빗치 조타 나 검기 로 다
람소 다 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조코도 그츨 뉘 없기 믈뿐인가 노라고즌 므스 일로 퓌며셔 쉬이 디고
플은 어이야 프르 누르니
아마도 변티 아닐 바회뿐인가 노라더우면 곳 퓌고 치우면 닙 디거
솔아 너 얻디 눈 서리 모다
구천(九泉)의 블희 고 줄을 글로 야 아노라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곳기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다
뎌러코 시(四時)예 프르니 그를 됴하노라쟈근 거시 노피 떠셔 만믈(萬物)을 다 비취니
밤듕의 광명(光明)이 너만니 또 잇냐
보고도 말 아니 니 내 벋인가 노라
02 윤선도의 ‘오우가’
– 작품 자세히 보기
이 작품은 윤선도가 56세 때 유배지에서 돌아와 전라남도 해남 금쇄동에 은거할 무렵에 지은 전 6수의 연시조로 ‘산중신곡(山中新曲)’에 수록되어 있다. <제1수>는 문답법을 통해 <제2수>부터 <제6수>에 걸쳐 등장할 다섯 ‘벗’에 대해 소개하는 서시(序詩)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제2수>는 가변적 존재인 구름·바람과 달리 맑고 깨끗한 물[水]의 불변성을, <제3수>는 순간적인 꽃·풀과 달리 영원한 바위[石]의 덕성을 예찬하였다. <제4수>는 눈서리를 이겨 내고 뿌리조차 곧은 소나무[松]의 지조와 절개를, <제5수>는 언제나 푸르른 대나무[竹]의 지조와 절개를 예찬하였다. <제6수>에서는 광명의 존재이면서 과묵함의 미덕을 지닌 달[月]을 예찬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시조에서 영원불멸의 자연물은 작가에게 심미적 대상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덕성을 유추해 낼 수 있는 유교적 이념을 표방하는 매개물로 예찬되고 있다.
03 윤선도의 ‘오우가’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내 버디 몃치나 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나의 벗이 몇인가 헤아려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와 대나무로다.
동산(銅山)의 오르니 긔 더옥 반갑고야
동산에 달이 떠오르니, 그것이 더욱 반갑구나.
→ ‘달이 떠오르’는 상승의 이미지가 나타나고 있다. 감탄형 어미를 사용하고 있어 영탄적 표현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두어라 이 다 밧긔 또 더야 머엇리
그만 두어라, 이 다섯 외에 또 (다른 것을) 더하여 무엇하리오.
→ 자연물 다섯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물아일체, 안분지족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 이때 ‘다섯’은 뒤에서 알 수 있는데, 물, 돌, 소나무, 대나무, 달을 말한다. 설의적 표현도 사용되어 있다.
▶1연: 오우(수, 석, 송, 죽, 월) 소개
구룸빗치 조타 나 검기 로 다
구름 빛이 깨끗하다고 하지만 자주 검어진다.
람소 다 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바람 소리가 맑다고 하지만 그칠 때가 많도다.
→ 이때, ‘구름’과 ‘바람’은 가변성의 상징으로, 변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조코도 그츨 뉘 없기 믈뿐인가 노라
깨끗하고도 그칠 때가 없는 것은 오직 물뿐인가 하노라.
→ 이때 ‘물’은 영원성의 상징으로, 앞에 제시된 ‘구름’, ‘바람’과 대비되는 사물이다. ‘구름’과 ‘바람’은 가변적이고 순간적이지만, ‘물’은 영구적이어서 구름이나 바람과 달리 항상 깨끗하고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예찬하고 있는 것이다.
▶2연: 물의 깨끗함과 영원성 예찬
고즌 므스 일로 퓌며셔 쉬이 디고
꽃은 무슨 일로 피자마자 곧 저 버리고
플은 어이야 프르 누르니
풀은 어찌하여 푸르러지자마자 곧 누른빛을 띠는가? (쉽게 시드는가)
→ 이때 ‘꽃’과 ‘풀’은 가변성과 순간성의 상징이다. 시류에 따라 쉽게 변하는 소인의 세태를 나타내고 있다.
아마도 변티 아닐 바회뿐인가 노라
아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 이때 ‘바위’는 불변성, 초연한 군자를 상징하는 사물로, 앞에 나온 ‘꽃’. ‘풀’과 대비되는 대상이다. ‘꽃’이나 ‘풀’이 가변적이고 세속적이라고 한다면, ‘바위’는 초연하고 달관한 군자의 모습이라며 ‘바위’의 불변성을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3연: 바위의 불변성 예찬
더우면 곳 퓌고 치우면 닙 디거
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추워지면 잎이 지는데
→ ‘꽃’이나 ‘잎’은 쉽게 변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자신에게 편한 대로 살아가는 세태를 나타내고 있다.
솔아 너 얻디 눈 서리 모다
소나무야, 너는 어찌하여 눈과 서리를 모르느냐?
→ 이때 ‘소나무’는 지조와 절개, 충신과 열사를 상징한다. 화자의 지조와 절개를 암시하는 기능도 한다고 볼 수 있다. ‘눈과 서리’는 고난과 시련을 상징할 것이다.
구천(九泉)의 블희 고 줄을 글로 야 아노라
깊은 땅 속까지 뿌리가 곧게 뻗은 것을 그것으로 인하여 알겠노라.
→ 눈서리에도 변함없이 푸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뿌리가 깊게 뻗어 있는 것을 알겠다는 뜻이다.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소나무의 절의의 모습을 통해 소나무의 꿋꿋한 절개를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4연: 소나무의 지조 예찬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나무도 아니고 풀 같지도 않게 생긴 것이
곳기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다
곧은 것은 누가 시킨 것이며 속은 어찌 비어 있느냐?
→ 곧고 속이 비어 있는 대나무의 특징을 나타낸 것이다. ‘속’이 ‘비어 있’는 것은 겸허함, 욕심이 없는 상태를 나타낸다.
뎌러코 시(四時)예 프르니 그를 됴하노라
그러면서도 일 년 내내 푸르니 대나무를 좋아하노라.
→ ‘일 년 내내 푸’른 것인 지조와 절개가 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그’는 앞서 나온 ‘대나무’를 말할 것이다. ‘대나무’는 사군자 중 하나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 ‘대나무’의 늘 푸름을 통해 강직한 지조와 절개를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5연: 대나무의 지조 예찬
쟈근 거시 노피 떠셔 만믈(萬物)을 다 비취니
작은 것이 하늘 높이 솟아 온 세상을 다 비추니
→ ‘작은 것’은 달을 가리킨다. 이때 ‘달’은 광명의 상징이다.
밤듕의 광명(光明)이 너만니 또 잇냐
밤중의 밝은 빛이 너만 한 것이 또 있겠느냐?
→ 너만큼 밝은 것은 없다고 설의법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너’라는 표현을 통해 달을 의인화하여 청자로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고도 말 아니 니 내 벋인가 노라
세상의 온갖 더러운 것을 보고도 그것을 입 밖에 내지 않으니 내 친구가 될 만하다.
→ ‘달’은 세상을 밝게 비출 뿐, 인간의 미추선악을 꼬집지도 헐뜯지도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달’의 광명함과 함꼐 과묵함을 예찬하고 있는 것이다.
▶6연: 달의 광명함과 과묵함 예찬
04 꼭 기억해야 할 핵심 정리
– 갈래 : 연시조(전 6수)
– 성격 : 예찬적, 찬미적,
– 주제 : 오우(수, 석, 송, 죽, 월)에 대한 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