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수능특강 작품 분석 목차 보러가기(클릭)

01 신경림의 ‘장자를 빌려 – 원통에서’
– 본문읽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발아래 구부리고 엎드린 작고 큰 산들이며
떨어져 나갈까 봐 잔뜩 겁을 집어먹고
언덕과 골짜기에 바짝 달라붙은 마을들이며
다만 무릎께까지라도 다가오고 싶어
안달이 나서 몸살을 하는 바다를 내려다보니
온통 세상이 다 보이는 것 같고
또 세상살이 속속들이 다 알 것도 같다
그러다 속초에 내려와 하룻밤을 묵으며
중앙시장 바닥에서 다 늙은 함경도 아주머니들과
노령노래* 안주해서 소주도 마시고
피난민 신세타령도 듣고
다음 날엔 원통으로 와서 뒷골목엘 들어가
지린내 땀내도 맡고 악다구니도 듣고
싸구려 하숙에서 마늘 장수와 실랑이도 하고
젊은 군인 부부 사랑싸움질 소리에 잠도 설치고 보니
세상은 아무래도 산 위에서 보는 것과 같지만은 않다
지금 우리는 혹시 세상을
너무 멀리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너무 가까이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노령노래: 함경도 지방의 민요.
신경림의 <장자를 빌려 – 원통에서>
02 신경림의 ‘장자를 빌려 – 원통에서’
– EBS의 시선 (해설)
이 시는 설악산 대청봉에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과 속초, 원통에서 바라본 모습을 대조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삶의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장자』의 「추수」 편에 나오는 ‘큰 지혜는 멀리서도 볼 줄 알고 가까이서도 볼 줄 아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바탕으로, 삶은 단순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기 때문에 두 관점을 모두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1~8행: 설악산 대청봉에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
• 9~17행: 속초와 원통에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
• 18~20행: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성찰
- 주제 :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깨달음
- 연결 어미 ‘-이며’, ‘-니’, ‘-고’의 반복과 종결 어미 ‘-ㄹ까’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하고 있다.
- 작고 큰 산들이 구부리고 엎드린다고 한 부분과 바다가 안달이 나서 몸살을 한다고 표현한 부분에서 의인화의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 음성 상징어 ‘바짝’이 활용되고 있다.
- ‘설악산 대청봉 → 속초 → 원통’이라는 공간의 이동에 따라 화자의 시선에 포착된 대상들이 제시되는 방식으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 화자는 설악산 대청봉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던 경험과 속초 시장과 원통 뒷골목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너무 멀리서만 바라보거나 너무 가까이에서만 바라보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고 이를 마지막 18~20행에서 ‘우리’라는 말로 제시하여 인간 보편의 삶에 대한 성찰로 확장하고 있다.
- ‘설악산 대청봉’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화자로 하여금 세상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공간이다.
- ‘중앙시장 바닥’은 평범한 사람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으로 그들의 삶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세속적 공간이다.
- ‘뒷골목’은 화자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경험하는 공간이다.
- 『장자(莊子)』의 「추수(秋水)」편 ‘대지관어원근(大知觀於遠近: 큰 지혜는 멀리서도 볼 줄 알고 가까이서도 불 줄 아는 것이다.)’ 글귀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된 이 작품은 멀리서 세상을 바라볼 때와 가까이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라볼 때의 화자의 인식의 변화 과정을 통해 성급하게 삶의 이치를 깨달으려는 태도를 경계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한 깨달음을 역설하고 있다.
- ‘세상살이 속속들이 다 알 것도 같다’고 생각했던 화자가 ‘세상은 아무래도 산 위에서 보는 것과 같지만은 않다’라고 하는 것은 화자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가까이에서 세상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지켜본 후 깨달음을 얻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 ‘속초에 내려와’는 타인의 삶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화자가 겨울 감나무의 모습을 주목하여 관찰하는 계기가 된다고 볼 수 있겠군.
- ‘젊은 군인 부부 사랑싸움질 소리’는 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청각화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03 신경림의 ‘장자를 빌려 – 원통에서’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 제목에서 ‘장자를 빌려’가 사용된 이유는 이 글이 장자의 ‘추수편’에 실린 글귀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됐기 때문이다. (EBS의 시선 참고)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 화자가 대청봉에 오른 시적 상황이 제시되어 있다. ‘설악산 대청봉’은 화자의 현재 위치로, 실제 지명을 사용하여 사실감을 부여하고 있다. 뒤의 내용을 읽어보면, ‘대청봉’은 세상살이에 대한 화자의 단순한 생각이 드러난 곳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발아래 구부리고 엎드린 작고 큰 산들이며 떨어져 나갈까 봐 잔뜩 겁을 집어먹고 언덕과 골짜기에 바짝 달라붙은 마을들이며
→ 대청봉에서 내려다 본 산들과 마을들이 나타나 있다. 마을들은 떨어져 나갈까 봐 무서워 바짝 달라붙은 모습으로 나타냈다. 이때 ‘구부리고 엎드린’, ‘겁을 집어먹고’, ‘달라붙은’ 등의 표현은 의인법이 사용된 표현이다.
다만 무릎께까지라도 다가오고 싶어 안달이 나서 몸살을 하는 바다를 내려다보니
→ 대청봉에서 내려다 본 바다가 가까이 다가오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이다. ‘안달이 나서’는 의인법이 사용된 표현이다.
온통 세상이 다 보이는 것 같고 또 세상살이 속속들이 다 알 것도 같다
→ 화자는 세상살이도 대청봉에서 내려다 본 산들, 마을들, 바다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즉, 세상살이도 산들처럼 크고 작은 사람들이 모여 살며, 마을들처럼 자신이 배제되고 소외될까봐 걱정하고, 바다처럼 대상에게 가까이 나아가려고 애쓰기도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화자의 자만심이 드러난다.
▶1-8행 : 설악산 대청봉에서 내려다 본 세상의 모습
그러다 속초에 내려와 하룻밤을 묵으며
→ ‘그러다’를 통해 시상이 전환되었다. 속초로의 공간 이동이 나타난다.
중앙시장 바닥에서 다 늙은 함경도 아주머니들과
→ 여기서 ‘중앙시장’은 서민들의 삶의 공간이다. ‘속초’에서 ‘함경도 아주머니들’을 만난 상황이다. 이때 ‘함경도 아주머니들’은 고향은 함경도 이지만, 속초에서 살고 있는 실향민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노령노래 안주 해서 소주도 마시고
→ 여기서 ‘노령노래’는 러시아로 이주한 실향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함경도의 민요이다. 위에서 유추했던 내용의 설득력이 올라간다.
피난민 신세타령도 듣고 다음 날엔 원통으로 와서 뒷골목엘 들어가
→ 속초 중앙시장에서 보통 사람들과 어울려 삶의 애환을 듣고, 다음 날에는 화자가 원통으로 와서 뒷골목에 들어간 상황이다. 시간의 경과와 공간의 이동이 나타난다. 이때 ‘뒷골목’은 보통 사람들의 삶을 체험하게 되는 공간으로, 앞선 ‘중앙시장’과 문맥상 의미가 동일하다.
지린내 땀내도 맡고 악다구니도 듣고
→ 후각적, 청각적 심상을 통해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싸구려 하숙에서 마늘 장수와 실랑이도 하고 젊은 군인 부부 사랑싸움질 소리에 잠도 설치고 보니
→ 원통의 ‘뒷골목’에서 수고하는 모습, 다투는 모습, 사랑하는 모습 등을 본 상황이다. 화자가 겪은 삶의 장면들을 나열하고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러한 모습들이 삶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는 점이다.
세상은 아무래도 산 위에서 보는 것과 같지만은 않다
→ 인식의 변화가 나타난다. 속초의 중앙시장과 원통의 뒷골목에서의 체험을 통해 대청봉에서 사람들과 머리 떨어져 생각한 세상살이와 사람들 사이에서 직졉 겪으며 느낀 세상살이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산 위에서(멀리서) 볼 때는 세상이 단순한 것처럼 보였는데, 속초와 원통에서(가까이서) 사람들을 접해보니 세상이 복잡하고 수고로운 문제들로 얽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체험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이 제시되어 있다. 이때 ‘속초’(의 ‘중앙시장’)와 ‘원통’(의 ‘뒷골목’)은 화자가 세상살이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곳에 해당한다.
▶9-17행 : 속초와 원통에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
지금 우리는 혹시 세상을
→ ‘우리’라는 표현을 통해 화자의 체험을 보편적 삶으로 확대하고 있다.
너무 멀리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너무 가까이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 해당 시구는 <장자>의 구절을 인용한 부분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에 대해 성찰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멀리서’ 보는 것은 대청봉 산 위에서 바라본 것을, ‘가까이서’ 보는 것은 속초의 중앙시장과 원통의 뒷골목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바라본 것을 뜻한다. 세상을 바라볼 때는 멀리서도(거시적) 바라보고, 가까이서도(미시적) 바라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뒤,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극단적인 관점을 경계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문문을 사용하여 독자가 생각해볼 여지와 여운을 남기고 있다.
▶18-20행 :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성찰
04 신경림의 ‘장자를 빌려 – 원통에서’
– 복습 및 관련 기출문제 풀이
*다운로드 가능
하단 첨부파일을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