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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이기철의 ‘청산행’
– 본문읽기
손 흔들고 떠나갈 미련은 없다
이기철의 <청산행>
며칠째 청산(靑山)에 와 발을 푸니
흐리던 산(山)길이 잘 보인다.
상수리 열매를 주우며 인가(人家)를 내려다보고
쓰다 둔 편지 구절과 버린 칫솔을 생각한다.
남방(南方)으로 가다 길을 놓치고
두어 번 허우적거리는 여울물
산 아래는 때까치들이 몰려와
모든 야성(野性)을 버리고 들 가운데 순결해진다.
길을 가다가 자주 뒤를 돌아보게 하는
서른 번 다져 두고 서른 번 포기했던 관습(慣習)들
서(西)쪽 마을을 바라보면 나무들의 잔숨결처럼
가늘게 흩어지는 저녁 연기가
한 가정의 고민의 양식으로 피어오르고
생목(生木) 울타리엔 들거미줄
맨살 비비는 돌들과 함께 누워
실로 이 세상을 앓아 보지 않은 것들과 함께
잠들고 싶다.
02 이기철의 ‘청산행’
– EBS의 시선 (해설)
이 작품은 속세를 떠나 ‘청산’에 들어온 화자가 점점 청산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는 시이다. 화자는 속세를 떠나온 이후 자신이 버린 세속의 가치에 미련이 없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속세에서의 삶의 모습을 반추하며 번잡한 심정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결국 화자는 속세의 고뇌와 갈등을 떨쳐 버리고 자연에 동화되어 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면서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 1~3행: 속세를 떠나 청산으로 옴.
• 4, 5행: 속세에 대한 미련
• 6~14행: 청산에서 내려다본 속세의 풍경과
지난날에 대한 반추
• 15~18행: 자연과 동화되고 싶은 소망
- 주제 : 자연에 동화되고 싶은 소망
- 감각적 이미지(‘청산’, ‘저녁 연기’)를 활용하여 대상이 지닌 속성을 밝히고 있다.
- ‘청산에 와 발을 푸니’는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화자의 처지를 드러내는 비유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 ‘청산’, ‘인가’와 같이 대조적 속성을 지닌 시어가 사용됨으로써 주제 의식의 형상화에 기여하고 있다.
- ‘남방으로 가다 길을 놓치고’에는 화자가 자신이 있는 공간에 익숙해지지 못한 상태임을 드러내고 있다.
- ‘서른 번 다져 두고 서른 번 포기했던 관습들’은 자연에 귀의하는 것을 주저하게 했던 것들을 의미한다.
- ‘여울물’은 화자가 청산에서 직접 마주하며 경험한 자연물이라고 볼 수 있다.
- 화자는 ‘청산’, 즉 자연 속에서 세상을 앓아 보지 않은 것들과 함께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화자는 세속이 아닌 ‘청산’에 와 머무르며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산길이 잘 보’이는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 화자는 ‘청산’, 즉 자연에 머무르며 ‘이 세상을 앓아 보지 않은 것들’과 함께 잠들기를 희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화자는 속세에 대해 ‘미련은 없’으며 ‘청산’에 머무르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인가를 내려다보’는 등 두고 온 세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맨살 비비는 돌들’은 세속으로부터 벗어나 자연 속에 머무르고자 하는 화자의 태도가 투영된 자연물로 볼 수 있다.
- 화자가 ‘청산에 와 발을 푸’는 행위는 경쟁적이고 복잡한 세속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화자가 ‘쓰다 둔 편지 구절과 버린 칫솔’을 생각하는 것은 화자와 ‘우리’가 세속과의 단절에 성공하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03 이기철의 ‘청산행’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손 흔들고 떠나갈 미련은 없다
→ 손을 흔들 정도로 아쉬움을 느끼면서 떠나야 할 정도의 미련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실적인 삶, 속세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를 다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사실 아직은 세속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지만,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청산’을 지향하기는 하지만, 속세에 대해 미련이 남아있는 내적갈등이 나타난다.
며칠째 청산에 와 발을 푸니
→ 화자가 청산에 들어와서 쉬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청산’은 자연을 뜻하며, 화자가 지향하는 공간이다.
흐리던 산길이 잘 보인다.
→ 흐리던 산길이 잘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청산에 와서 화자에게 생긴 인식의 변화에 해당한다. 속세에서는 삶의 길이 불확실했는데, 자연 속에서 지내면서 삶의 지향이 뚜렷해졌다는 의미이다. 현실의 때를 벗고 자연 속에 동화된 화자의 상황을 나타낸다. 이때 ‘산길’은 자연 속에서의 삶을 대유적으로 나타낸 표현이다.
▶1-3행 : 속세를 떠나 청산에 들어와 지냄.
상수리 열매를 주우며 인가(人家)를 내려다보고
→ 청산에서 상수리 열매를 주우며 지내다가, 자신이 떠나온 현실 마을을 내려다본 상황이다. 이때 ‘상수리 열매를 주’우고 있는 상황은 자연(‘청산’)에서의 (소박한) 삶을 나타내며, ‘인가’는 현실 세계, 즉 속세를 뜻한다. 또한, ‘인가를 내려다보’는 것은 속세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음을 뜻한다.
쓰다 둔 편지 구절과 버린 칫솔을 생각한다.
→ 여기서 ‘편지 구절’, ‘칫솔’은 속세의 일상적 삶을 나타내는 소재로, 속세에서의 삶을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속세에 대한 미련이 나타난다.
▶4-5행 : 청산에서 속세에서의 일을 떠올림.
남방(南方)으로 가다 길을 놓치고
→ 청산에서 지내는 중에, 아직 길이 익숙하지 않아 방향을 잃은 상황이다. 화자가 아직 청산의 세계에 익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두어 번 허우적거리는 여울물
→ 시냇물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 ‘두어 번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화자가 방황하는 상황, 즉 자연과 속세 사이에서 내적갈등 하는 모습을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산 아래는 때까치들이 몰려와 모든 야성(野性)을 버리고 들 가운데 순결해진다.
→ 때까치들이 거친 성질을 버리고 자연에서 순결해진 상황이다. 이때 ‘때까치’는 자연 속에서 거친 감정이 정화된 화자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들’은 자연을 뜻한다. 사실 해당 구절은 청산의 정경을 그린 것인지(‘산 아래’를 청산으로 해석한 경우), 아니면 청산에서 바라본 속세의 모습을 표현한 것인지(‘산 아래’를 속세로 해석한 경우) 명확하지 않다. 다만, ‘산 아래’가 흔히 속세를 의미한다는 걸 고려하면, 해당 구절은 청산에서 본 속세의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속세에 길들여진 ‘때까치’들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때까치’가 속세에 대한 미련을 보여주기도 한다)
▶6-9행 : 청산의 정경 (또는 청산에서 바라본 속세의 정경)
길을 가다가 자주 뒤를 돌아보게 하는
→ 여기서 ‘길’은 인생길을 상징한다. 해당 구절은 속세에서 자주 갈등하고 고뇌하던 모습을 뜻하며, 속세에 대한 미련이 드러난다.(성찰적)
서른 번 다져 두고 서른 번 포기했던 관습들
→ 한 달 내내 다짐하고 포기했던 관습들을 떠올리고 있다. 이때 ‘서른 번 다져 두’었던 것은 아마 속세를 떠나 청산으로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의미할 것이다. ‘서른 번 포기했던 관습들’은 속세에 대한 미련으로 인해 청산에 들어가는 것을 그때마다 마치 습관처럼 포기했던 것을 의미할 것이다. 즉, 화자는 계속 속세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그때마다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서른 번’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정서적 깊이감을 드러낸다. 과거를 돌아보고 있으므로 성찰적이라 할 수 있다.
▶10-11행 : 속세에서의 일을 떠올림.
서쪽 마을을 바라보면 나무들의 잔 숨결처럼 가늘게 흩어지는 저녁 연기가
→ 화자가 청산에서 현실 마을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서쪽 마을’은 속세의 공간이다. 저녁밥 짓는 ‘저녁 연기’를 ‘나무들의 잔 숨결’에 비유하고 있다. 이때 활유법 또한 사용되었다. ‘저녁 연기’를 통해 시간적 배경이 저녁 무렵임을 알 수 있다.
한 가정의 고민의 양식으로 피어오르고
→ (서쪽 마을에서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서) 힘겹게 수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연상하고 있다. 이때 ‘양식’은 이중은유가 사용된 표현으로, 1차적 원관념은 ‘고민’이며, 2차적 원관념은 ‘저녁 연기’이다. ‘한 가정의 고민의 양식’은 속세에서의 현실적인 문제, 고달픈 생계 등을 의미한다.
▶12-14행 : 청산에서 바라본 속세의 모습
생목(生木) 울타리엔 들거미줄
→ (해당 구절이 청산에서 바라본 서쪽 마을의 모습이라면, ‘들거미줄’은 생존을 위한 험난한 현실 세계를 상징하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맨살 비비는 돌들과 함께 누워 실로 이 세상을 앓아 보지 않은 것들과 함께 / 잠들고 싶다.
→ 화자의 구체적인 소망이 드러난다. 화자는 현실적 삶의 고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평안하게 지내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때 ‘맨살 비비는 돌들’은 욕망이 없는 순수한 존재를, ‘이 세상을 앓아 보지 않은 것들’은 고뇌와 갈등을 겪지 않는 존재를 뜻하며, (‘들거미줄’과 함께 셋 다) 자연물, 화자가 지향하는 세계를 가리킨다.
▶15-18행 : 자연과 동화되어 살고 싶은 소망
→ 시선의 이동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으며, 현재형 시제를 통해 현장감과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04 이기철의 ‘청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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