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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정지용의 ‘장수산 1’
– 본문 읽기
벌목정정(伐木丁丁)*이랬거니 아람드리 큰 솔이 베어짐 직도 하이 골이 울어 메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 직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멧새도 울지 않아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종이보다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다려 흰 뜻은 한밤 이 골을 걸음이랸다? 윗절 중이 여섯 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줍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兀然)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長壽山) 속 겨울 한밤내 ─
*벌목정정: 『시경(詩經)』의 ‘소아(小雅) 벌목(伐木)’ 편에 있는 구절. 커다란 나무를 산에서 벨 때 쩡 하고 큰 소리가 난다는 뜻.
정지용의 <장수산 1>
*조찰히: 맑고 그윽하게.
*올연히: 홀로 우뚝하게.
02 정지용의 ‘장수산 1’
– EBS의 시선 (해설)
이 작품은 황해도에 있는 장수산의 눈 내린 겨울밤 풍경을 통해 절대 고요와 탈속적 경지에 대한 지향을 드러낸 시이다. 화자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 세속적인 욕심을 초월한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태도를 뒤따르고 싶어 한다. 고요한 산속 풍경과 달리 심하게 동요하는 내면의 고뇌를 지닌 화자는 차갑고 우뚝하게 서서 겨울을 견디는 장수산처럼 자신도 슬픔이나 꿈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겨울밤을 보내며 시련을 견디어 내려는 의지를 다진다. 동양적 은일(隱逸) 정신에 대한 지향을 통해 일제 강점기 말의 고통을 인내하고자 했던 시인의 마음이 예스러운 말투의 산문적 진술과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에 담겨 있다.
• 벌목정정이랬거니 ~ 돌아옴 직도 하이
: 깊고 울창한 장수산의 고요
• 다람쥐도 ~ 걸음이랸다?
: 적막한 장수산의 눈 내린 겨울밤
• 윗절 중이 ~ 줍는다?
: 탈속적 태도를 본받고자 하는 정신적 지향
• 시름은 ~ 흔들리우노니
: 시름에 젖은 화자의 내면
• 오오 ~ 한밤내 ─
: 장수산에서 겨울을 보내며 시름을 견뎌 내겠다는 의지
- 주제 : 장수산의 절대 고요와 탈속적 지향
- 현대 일상어에서는 잘 쓰지 않는 어미(‘-ㅁ 직도 하이’, ‘희고녀’ 등)의 사용을 통해 예스러운 분위기 조성하고 있다.
- 화자는 장수산의 고요 속에서 자기 내면의 심한 동요를 인내해 내려는 태도를 드러내면서 ‘오오’라는 감탄사를 사용하여 감정의 고조를 표현하고 있다.
- ‘겨울 한밤내’는 화자가 인내의 태도를 드러내는 시간이다.
- 이 작품은 산(山)을 공간적 배경이자 중심 대상으로 삼아 탈속의 경지를 정밀하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속세와 단절된 절대 고요의 공간인 장수산에서 일제 강점기 말의 정신적 고통을 이겨 내려는 동양적 은일(隱逸) 정신을 담은 시이다. 한편, 이러한 주제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감각적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조찰히 늙은 사나이’로 지칭되는 ‘윗절 중’이 승패에 초연한 듯이 여유와 무욕의 태도를 보여 주는 모습은 장수산이 지닌 탈속적 성격과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
- ‘차고 올연히’는 겨울 장수산의 모습에 대한 표현인 동시에, 세속적인 감정이나 열망에 해당하는 ‘슬픔도 꿈도’ 버리고 정신적 고통을 이겨 내려는 화자의 의지를 환기하는 표현이기도 한 것 같아.
- ‘골이 울어 메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 직도 하이’라는 시구는 ‘쩌르렁’이라는 실제로는 나지 않는 소리를 언급함으로써 장수산 속의 고요를 부각한 것이다.
-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라는 시구는 촉각적 이미지를 통해 장수산의 절대 고요를 강조하고 있다.
- ‘눈과 밤이 종이보다 희고녀!’에서는 다른 대상과의 비교를 활용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장수산을 세속과 거리가 먼, 순수성을 간직한 공간으로 느껴지게 하고 있다.
03 정지용의 장수산 1′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 제목의 ‘장수산’은 황해남도 재령군에 있는 747미터의 산으로, 황해도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벌목정정(伐木丁丁) 이랬거니 아름드리 큰 솔이 베어짐 직도 하이
→ 큰 나무를 벨 떄 ‘쩡쩡’하는 소리가 난다고 하였는데, 과연 아름드리 큰 소나무도 베어질 수 있겠구나, 라는 뜻이다. 실제로 나무를 베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베어질 때 나는 소리를 상상한 것이다. 이때 ‘벌목정정’은 벌목할 때 나는 소리를 나타낸 말로, ‘정정’이 한자를 음차한 의성어이며, 청각적 심상을 유발한다. ‘이랬거니’, ‘베어짐 직도 하이’ 등의 고풍스러운 시어를 사용하여 예스러운 분위기, 동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시어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신비로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골이 울어 메(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 직도 하이
→ 나무 베는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골짜기를 울리면서 돌아올 만하다는 뜻으로, 청각적 심상을 통해 역설적으로 장수산 겨울 숲속의 울창함과 고요함을 형상화하고 있다.
▶깊고 울창한 장수산의 고요
다람쥐도 좇지 않고 멧새도 울지 않아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종이보다 희고녀!
→ 작은 짐승의 움직임조차 없는 고요함이 뼈에 사무치며, 눈 내린 밤 풍경이 종이보다 더 희구나, 라는 뜻이다. ‘깊은 산 고요’, ‘다람쥐도 좇지 않고 멧새도 울지 않아’라는 표현을 통해 장수산의 적막함과 고요함을 알 수 있다. ‘산 고요가 뼈를 저리우는데’라는 표현은 장수산의 고요함이 마치 추위처럼 살을 파고들어 뼈를 저릴 만큼 강하다는 점을 표현한 시구로, 촉각적 이미지를 통해 장수산의 절대 고요를 강조한 표현이다. (청각의 촉각화로 보기도 한다.) ‘눈과 밤’은 눈에 덮인 밤 풍경을 의미하므로 계절적, 시간적 배경이 드러난다. ‘종이보다’라는 표현에서 비교법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으며, ‘희고녀!’라는 표현은 장수산의 고요한 풍경을 색채 이미지로 나타낸 표현이자, 영탄법이 사용된 표현이다.
달도 보름을 기다려 흰 뜻은 한밤 이 골을 걸음이랸다?
→ 때맞추어 보름달이 밝게 떠오른 것은 오늘 같은 밤에 걷기 위한 것이 아닌가? 라는 뜻이다. 즉, 때 맞추어 보름달이 떠오른 것이 지금 같은 밤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보름달이 비친 골짜기를 걷는 상황을 운치 있게 표현하였다. ‘걸음이랸다?’는 ‘걷기 위한 것인가?’ 정도의 의미이다.
▶적막한 장수산의 눈 내린 겨울밤
윗절 중이 여섯 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줍는다?
→ ‘여섯 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행위는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초월적 경지를 나타낸다. ‘조찰이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라는 후각적 이미지는 여유와 자족, 무욕의 정신세계를 의미하는 말로, 탈속적 이미지를 환기하며, 장수산의 이미지와 조응된다. 이러한 ‘내음새를 줍는다’는 표현은 후각적 대상을 시각적 대상으로 나타낸 표현에 해당한다. 종합해서 해석해보자면, 여섯 판을 내리 지고도 (여유롭게) 웃고 돌아간 윗절 중(‘조찰히 늙은 사나이’)이 남긴 무욕의 분위기를 본받을까? 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윗절 중’의 탈속적 경지를 뒤따르고 본받으려는 화자의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늙은 사나이의 모습을 통해서 장수산의 탈속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탈속적 태도를 본받고자 하는 정신적 지향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 바람도 일어나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화자는 시름으로 마음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화자의 내면적인 고뇌가 드러나며, 화자가 장수산의 고요함과 합일하지 못하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시름에 젖은 화자의 내면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내—
→ 시름을 의연하게 견디며, 슬픔도 꿈도 모두 장수산의 적막 속에 묻어 버리겠다고 하고 있다. ‘견디랸다’라는 표현에서 시림을 이겨내려는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며, ‘겨울 한밤내’는 화자의 인내의 시간에 해당한다. 감탄사 ‘오오’를 사용하여 고조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영탄적 표현)
▶장수산에서 겨울을 보내며 시름을 이겨내겠다는 의지
→ 의도적으로 마침표를 사용하지 않고 시행을 종결하지 않음으로써, 시의 호흡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이는 화자의 정서적 흐름이 내면적으로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 앞부분에서는 장수산의 모습을 묘사하고, 뒷부분에서는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으므로, 선경후정의 전개방식을 사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04 정지용의 장수산 1′
– 복습 및 관련 기출문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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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감사합니다~ 문장 하나하나 해설이 들어가있어서 이해하기 편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