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의 ‘초혼’ 분석 해설 정리 및 관련 기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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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초혼

01 김소월의 ‘초혼’
– 본문 읽기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김소월의 <초혼>

02 김소월의 ‘초혼’
– EBS의 시선

이 작품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상례의 한 절차인 ‘고복 의식(皐復儀式)’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드러낸 시이다. 제목인 ‘초혼(招魂)’은 ‘고복 의식’을 민간에서 부르는 명칭으로, 사람이 죽으면 그 직후에 북쪽을 향하여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 번 불러 죽은 사람을 재생시키고자 하는 바람을 표현하는 의식이다. 이 시의 1, 2, 5연에서도 죽은 사람을 부르는 고복 의식이 등장하고 있는데, 화자는 죽은 임을 애타게 부르며 임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그리움은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회한(悔恨)으로 인해 더욱 안타까운 심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붉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린 해 질 무렵이라는 시간적 배경은 서글픈 분위기를 고조하며, ‘떨어져 나가 앉은 산’, ‘하늘과 땅 사이’라는 죽은 임과의 거리감과 단절감은 화자의 절망감을 심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의 화자는 ‘선 채’로 ‘돌’이 되는 것을 불사할 정도의 굳은 각오로 끝까지 임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함으로써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과 애틋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

• 1연: 임의 부재에 대한 확인과 절규
• 2연: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회한
• 3연: 임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
• 4연: 이승과 저승 간의 절망적 거리감
• 5연: 죽은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 영탄적 표현이 반복되며 사별한 화자의 정서가 고조되는 부분이 제시되어 있다.
  • 동일한 시어나 시구(‘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등)를 반복하며 죽은 그 사람에 대한 화자의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있다. 
  • 1연의 경우, 유사한 문장 구조와 동일한 시어의 반복 등을 통해 화자가 느끼는 슬픔을 점층적으로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 ‘산 위’는 화자가 존재하는 이승의 높은 장소로, ‘하늘’로 상징되는 저승에 가까운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화자는 이곳에서 망자의 이름을 부르며 저승에 있는 화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 이 작품은 지인의 죽음으로 인한 화자의 그리움과 처절한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모두 저승에 있는 지인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인연을 이어 가고자 하는 소망을 드러내지만, 이승과 저승의 세계가 단절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지인의 죽음이라는 부정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에는 지인의 죽음으로 인한 화자의 처절한 슬픔이 형상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군.
  •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에는 모두 이승과 저승이 단절되어 있다는 화자의 인식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군.

03 김소월의 ‘초혼’
– THE-깊은독해

 * 제목 <초혼>은 전통적인 상례 절차 중 하나로서, 사람이 죽었을 때에 그 혼을 소리쳐 부르는 일을 뜻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 이름이 산산이 부서지고, 허공 속에 흩어지고, 이름의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영탄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그 이름에 대응하는 대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 즉 죽음을 암시하며, 다시 말해 대상이 부재하는 상황이다. 이때 ‘이름’은 사람을 나타내며 화자가 소망하는 대상이다. ‘-이여’라는 어미를 통해 대상의 죽음으로 인한 격정적 절규(슬픔)를 나타내고 있다. (‘-이여’는 정중하게 부르는 뜻을 나타내는 서술격 조사로, 흔히 감탄이나 호소의 뜻을 포함한다.) 뿐만 아니라, 유사한 시구 반복을 통해 시적 상황과 정서를 강조하고 있으며, 김소월 시인답게 3음보의 전통적 율격을 형성하고 있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화자 ‘나’가 제시되어 있다. 화자가 아무리 불러도 대상의 대답이 없다보니 화자가 죽을 지경인 상황이다. 이는 임을 잃은 슬픔의 크기를 드러낸다. 이때 죽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제목 ‘초혼’ 즉, 고복 의식에 해당한다. 

▶1연: 임의 부재로 인한 절망적 슬픔.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 ‘심중’은 마음속을 뜻한다. ‘말 한 마디’는 사랑한다는 말일 것이다.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 사랑의 고백을 하지 못했는데 임이 죽어 버렸기 때문에 더욱 한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백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과 회한의 정서가 나타나며, 화자가 슬픈 이유가 제시되어 있다. 즉, 화자가 슬퍼하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를 하지 못하고 임을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반복과 영탄적 표현을 통해 임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며, 그리움과 안타까움, 슬픔을 강조하고 있다.

▶2연: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회한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 배경이 제시되어 있다. 시간적 배경은 해질 무렵, 공간적 배경은 서산마루에 해당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시적 상황을 고려할 때, 저녁 시간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산이 멀리 떨어져 나가 앉은 것은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때 ‘붉은 해’와 ‘서산마루’는 소멸의 이미지를 나타내며, 허무와 슬픔의 정서를 심화하는 역할을 한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 화자 자신의 슬픔을 사슴의 슬픈 울음으로 나타내고 있다. 즉, 이때 ‘사슴’은 감정이입의 대상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 ‘떨어져 나가 앉은 산’은 죽은 이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때 ‘떨어져 나가 앉’았다는 것은 고독함의 이미지를 환기하고, 삶과 죽음의 단절로 인한 임과의 거리감을 나타낸다. ‘산 위’는 화자가 죽은 임을 부르는 장소에 해당한다. ‘산 위’는 하늘과 땅의 중간에 위치한 공간으로서, 지상(이승)에서 하늘(저승)에 가장 근접한 수직적 공간이며, 삶과 죽음의 한계를 인식하는 공간에 해당한다.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 ‘산 위’에서 ‘그대의 이름을 부르’는 화자의 행위는 저승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을 시도하고자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3연: 임의 죽음으로 인한 허무감 

  → 임이 죽은 상황을 쓸쓸한 자연 배경을 통해서 나타내고 있다. ‘붉은 해’, ‘서산마루’, ‘사슴의 무리’, ‘떨어져 나가 앉은 산’은 애상적 정서를 유발하는 자연물에 해당한다.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 ‘설움’이라는 화자의 정서가 직접 표출되어 반복 강조되고 있다. ‘겹도록’이라는 어휘는 ‘참거나 견딜 수 없을 정도로’라는 뜻이다.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 ‘부르는 소리’가 ‘빗겨’ 간다는 것은 부르는 소리가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화자와 임 사이의 단절감을 환기한다. 또한, ‘소리’라는 무형의 대상을 형태가 있는 것처럼 ‘빗겨’ 간다고 구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주의!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랑은 다른 개념이다. ‘소리’는 청각으로 감각할 수 있기 때문에 추상적 관념이 아니다.)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어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하늘과 땅 사이의 거리는 저승과 이승,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의 거리를 의미한다. 삶과 죽음 사이의 거리감을 공간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때 ‘하늘’은 저승으로 임의 공간에 해당하고, ‘땅’은 이승으로 화자의 공간에 해당한다. 이 거리가 너무도 멀어 임을 부르는 화자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표현에는 임과의 거리를 확인한 화자의 절망감이 나타난다. ‘넓구나’라는 표현은 절망적 거리감, 즉 정서의 깊이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4연: 이승과 저승 사이의 절망적 거리감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 임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한없이 임을 기다리다가 돌이 되어도 좋다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망부석 모티프와 관련되어 있다. (모르면 검색해보자.) 이때 ‘돌’은 슬픔과 한의 응결체라고 할 수 있으며, 임의 죽음에도 자신의 사랑은 영원하다는 화자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화자 자신이 죽을 때까지 끝없이 임의 이름을 부르고자 한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과 함께, 임이 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계속 임을 부르겠노라는 화자의 의지가 슬픔과 안타까움을 더욱 심화시킨다.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반복과 영탄적 표현을 통해 임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며, 그리움과 안타까움, 슬픔을 강조하고 있다.

▶5연: 임에 대한 영원한 기다림(그리움)

  → <초혼>은 전통 시가의 형식을 계승하고 우리 민족의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어 한국 문학의 전통성을 살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민족 정서의 가락이 되어 온 3음보의 민요조 운율로 이루어져 있으며, 민족의 설움과 한의 정서를 주제로 하였다. 또한, 망부석 설화나 장례 의식 초혼과 같은 민중적 소재를 활용하여 전체적인 내용이나 형식 면에서 민족적 보편성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04 김소월의 ‘초혼’
– 복습 및 관련 기출문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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