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 분석 해설 정리 및 관련 기출문제

2025학년도 수능특강 작품 분석 목차 보러가기(클릭)

백석의 북방에서 정현웅에게

01 백석의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
– 본문읽기

아득한 옛날에 나는 떠났다
부여(扶餘)를 숙신(肅愼)을 발해(渤海)를 여진(女眞)을 요(遼)를 금(金)을
흥안령(興安嶺)을 음산(陰山)을 아무우르를 숭가리를*
범과 사슴과 너구리를 배반하고
송어와 메기와 개구리를 속이고 나는 떠났다

나는 그때
자작나무와 이깔나무의 슬퍼하던 것을 기억한다
갈대와 장풍*의 붙드던 말도 잊지 않았다
오로촌*이 멧돝*을 잡아 나를 잔치해 보내던 것도
쏠론*이 십릿길을 따라 나와 울던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그때
아무 이기지 못할 슬픔도 시름도 없이
다만 게을리 먼 앞대*로 떠나 나왔다
그리하여 따사한 햇귀에서 하이얀 옷을 입고 매끄러운 밥을 먹고 단 샘을 마시고 낮잠을 잤다
밤에는 먼 개소리에 놀라나고
아침에는 지나가는 사람마다에게 절을 하면서도
나는 나의 부끄러움을 알지 못했다

그동안 돌비는 깨어지고 많은 은금보화는 땅에 묻히고 가마귀도 긴 족보를 이루었는데
이리하여 또 한 아득한 새 옛날이 비롯하는 때
이제는 참으로 이기지 못할 슬픔과 시름에 쫓겨
나는 나의 옛 하늘로 땅으로 — 나의 태반(胎盤)으로 돌아왔으나

이미 해는 늙고 달은 파리하고 바람은 미치고 보래구름*만 혼자 넋 없이 떠도는데

  아, 나의 조상은 형제는 일가친척은 정다운 이웃은 그리운 것은 사랑하는 것은 우러르는 것은 나의 자랑은 나의 힘은 없다 바람과 물과 세월과 같이 지나가고 없다

*흥안령을 ~ 숭가리를: 중국 북부에 위치한 산맥과 강 등을 일컬음.
*장풍: 창포.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는 약용하고 단오에 창포물을 만들어 머리를 감거나 술을 빚음.
*오로촌: 오로촌족. 중국의 동북 지방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의 하나.
*멧돝: 멧돼지.
*쏠론: 솔론족. 중국의 동북 지방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의 하나.
*앞대: 평북 내지 평안도를 벗어난 남쪽 지방. 황해도·강원도에서부터 제주도까지에 이르는 각지.
*보래구름: 보랏빛 구름.

백석의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

02 백석의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
– EBS의 시선 (해설)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의 암담한 현실에서 유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회한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자는 아주 먼 옛날 우리 민족이 광활한 영토를 떠나 한반도에 정착하던 상황을 떠올리며, 그저 안일하게 현실에 순응하며 살았던 과거 역사를 성찰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북방에서 과거의 영화가 사라진 현실에 허무함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우리 민족의 대변자로서, 부끄러웠던 우리의 역사를 회상하며 비참한 처지에 놓인 우리 민족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 1연: 북방을 떠나온 ‘나’
• 2연: 떠나는 ‘나’를 아쉬워하는 북방의 민족들
• 3연: 새로운 터전에서의 삶에 순응하며 사는 ‘나’
• 4연: 시련을 피해 북방으로 돌아온 ‘나’
• 5연: 과거의 영화가 사라진 북방의 모습
• 6연: 자랑과 힘이 허무하게 사라진 ‘나’의 모습

  • 주제 : 민족의 역사에 대한 회상과 현실의 부끄러움
  • 의인화한 자연물을 통해 북방을 떠나기 싫어하는 화자의 괴로운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 ‘아득한 옛날’과 ‘아득한 새 옛날’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대비가 나타난다.
  • ‘배반하고’와 ‘속이고’는 ‘나’가 자신만을 위해 이들을 북방에 살던 존재들을 떠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낸 표현이다.
  • ‘잔치’와 ‘울던 것’은 북방 사람들이 ‘나’가 떠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음을 드러낸다.
  • ‘매끄러운 밥’, ‘단 샘’, ‘낮잠’은 ‘나’가 새로 정착한 곳에서 현실에 안주하며 살았음을 드러낸다.
  • ‘돌비’가 깨지고 ‘가마귀’가 ‘긴 족보를 이루었’다는 것은 ‘나’가 북방을 떠난 지 매우 오래되었음을 드러낸다.
  • ‘한 아득한 새 옛날’은 과거에 떠났던 북방으로 다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는 현재의 시간을 의미한다. 
  • 이 작품은 특정 공간을 통해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아픔에 대한 통렬한 성찰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자는 광활한 영토를 떠나 유랑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비극적 현실에 무기력하게 순응하며 살아왔던 삶에 대해 자책하고 있다. 그래서 진취적인 조상의 역사가 있는 땅으로 돌아왔음에도 여전히 힘없는 나라의 설움을 느끼고 있다. 작가는 이런 화자를 통해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겪었던 식민지인으로서의 상실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 ‘먼 개소리에 놀라’고 ‘지나가는 사람마다에게 절’하고 살면서도 ‘나의 부끄러움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불안정한 삶을 살면서도 현실에 안주하며 살았던 과거의 삶에 대한 자책을 드러낸 것이로군.
  • ‘이미 해는 늙고 달은 파리하고 바람은 미치고 보래구름만 혼자 넋 없이 떠’돈다는 것은 다시 찾아왔지만 과거의 영화를 찾아볼 수 없는 북방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로군.
  • ‘나의 자랑은 나의 힘은 없다 바람과 물과 세월과 같이 지나가고 없다’는 것은 일제 강점기 찬란한 과거의 영화와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고 유랑하며 살아가던 우리 민족의 상실감을 표현한 것이로군.

03 백석의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
– THE-깊은독해 (본문 분석)

아득한 옛날에 나는 떠났다
부여(扶餘)를 숙신(肅愼)을 발해(渤海)를 여진(女眞)을 요(遼)를 금(金)을
흥안령(興安嶺)을 음산(陰山)을 아무우르를 숭가리를
범과 사슴과 너구리를 배반하고
송어와 메기와 개구리를 속이고 나는 떠났다

▶1연 : 북방을 떠나온 ‘나’

나는 그때 
자작나무와 이깔나무의 슬퍼하던 것을 기억한다
갈대와 장풍의 붙드던 말도 잊지 않았다
오로촌이 멧돝을 잡아 나를 잔치해 보내던 것도
쏠론이 십릿길을 따라 나와 울던 것도 잊지 않았다

▶2연 : 북방을 떠날 때의 슬픔과 아쉬움

나는 그때
아무 이기지 못할 슬픔도 시름도 없이
다만 게을리 먼 앞대로 떠나 나왔다
그리하여 따사한 햇귀에서 하이얀 옷을 입고 매끄러운 밥을 먹고 단 샘을 마시고 낮잠을 잤다
밤에는 먼 개소리에 놀라나고
아침에는 지나가는 사람마다에게 절을 하면서도
나는 나의 부끄러움을 알지 못했다

▶3연 : 앞대에서 안일함에 빠져 지내온 삶

그동안 돌비는 깨어지고 많은 은금보화는 땅에 묻히고 가마귀도 긴 족보를 이루었는데
이리하여 또 한 아득한 새 옛날이 비롯하는 때
이제는 참으로 이기지 못할 슬픔과 시름에 쫓겨
나는 나의 옛 하늘로 땅으로 — 나의 태반(胎盤)으로 돌아왔으나 

▶4연 : 슬픔과 시름에 잠겨 북방을 찾아간 ‘나’

이미 해는 늙고 달은 파리하고 바람은 미치고 보래구름만 혼자 넋 없이 떠도는데

▶5연 : 다시 찾아간 북방의 쓸쓸함

아, 나의 조상은 형제는 일가친척은 정다운 이웃은 그리운 것은 사랑하는 것은 우러르는 것은 나의 자랑은 나의 힘은 없다 바람과 물과 세월과 같이 지나가고 없다

▶6연 : 민족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린 북방

04 백석의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
– 복습 및 관련 기출문제 풀이

*다운로드 가능
하단 첨부파일을 확인하세요

Leave a Reply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